박물관人 MUSEUM INTERVIEW 박물관人터뷰 그들이 알고싶다! 박물관 안(in)에서 바다를 생각하고, 이야기 하는 박물관人, 지금 만나러갑니다.

국립해양박물관 김영길 경영기획실장 '물이 반밖에 없더', '물이 반이나 있다' 흔히들 시각의 차리를 이야기 할 때 언급하는 사례이죠? '섬은 외로운 곳'이 아닌 '반가운 존재' 라고 이야기한 이번 인터뷰이, 김영길 경영기획실장님을 소개합니다.

모자, 안경, 수염으로 된 사람 형상의 아이콘 Q

01.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들을 위해 실장님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지난 7월에 입사한, 新박물관人, 김영길이라고 합니다. 저는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또 이후에도 바다와 연관된 업무를 계속해왔어요. 그래서 ‘바다’를 테마로 한 국립해양박물관은 제게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현재 박물관 내에서는 경영기획실장으로서, 박물관의 전반적인 운영,
주요사업에 대한 지원 업무를 관리하고 있어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물관이 조금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려 합니다.

사람 아이콘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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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사실 이번 박물관人의 주제가 ‘섬이 있다’입니다. 그런데, 섬은 바다에 둘러싸인
곳이잖아요. 그래서 먼저 실장님의 ‘바다’ 이야기부터 들어보려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늘 바다가 있어서, 바다는 제게 익숙한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막연하지만, 바다에 대한
동경심도 있었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바다’와 함께 한 것은 대학 때부터였어요. 항해학을 전공하면서
바다를 공부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졸업 후 승선생활을 6년 정도 하면서 바다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선사, 공직 등을 통해서 바다에 대한 다양한 업무를 접해왔었어요.
그래서 바다는 제게 오랜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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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동경이 인연으로 이어지다니, 부러운 마음이 드네요.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섬을 만날 수밖에 없을 텐데요. 혹시 ‘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분들이 섬이라 하면 ‘고독함'을 떠올리시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섬은 ‘희망, 반가움'
이었습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다가 제일 먼저 발견하는 땅은 섬이죠. 육지의 끝이자 시작이니까요.
예전에 지중해를 지날 때, 며칠간 바다만 봐서 지루해질 때쯤 반짝이는 불빛을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가까이 가보니 그 불빛의 정체는 바로 섬이었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불빛으로 확인하게 되니 너무나 반갑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제주도도 ‘반가움’으로 기억되네요. 과거에는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해서,
선상에서는 집에 전화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죠. 근데 육지에서 30km 정도의 거리에서는 통신이
조금 원활해져요. 그래서 제주도만 가까워지면 모두가 조타실로 올라와서 전화를 하죠. 반가운 사람과
통화할 수 있는 거리, 그게 바다에서 섬의 거리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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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경영기획실장이 등대 모형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으며 찍은 사진

모자, 안경, 수염으로 된 사람 형상의 아이콘 Q

04.
반가움의 거리, 그럼 ‘섬’은 반갑기만 한 존재였나요?

바다 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위치가 어디인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내가 있는 곳을 가늠해야,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혹은 안전하게 갈 항로는 어디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섬은
일종의 ‘좌표’이기도 했어요. 항해자로서는 무척 고마운 존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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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내가 갈 곳이 어디인지를 아는 것은 참 중요하죠. 혹시 앞으로 박물관이 갈 방향에
대한 실장님의 생각은 어떤지, 살짝 들려주세요.

누구나 바다를 알고 있죠. 다만, 바다에 대한 이미지는 막연한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박물관이 많은
이들에게 바다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학예업무와 더불어
경영기획 업무가 조화롭게 추진되어야겠죠. 그래서 박물관은 제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씀드리고도
싶네요. 이전 업무들이 바다위에서 살아갔던 것이라면, 지금은 바다를 알리는 곳, 문화적으로 다가서는
업무들이니까요. 이 도전이 즐겁고 성공적인 항해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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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날 무렵, 문득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바다가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섬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국립해양박물관 대외협력팀 이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