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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호, 상가브리엘호, 빅토리아호
조회수 1329 등록일 2020. 05. 24 첨부파일
해양유물이야기 MARINE RELIC STORY 산타마리아호 상가브리엘호 빅토리아호

현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개최하고 있는 대항해시대 전시에는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 바스코 다 가마의 상가브리엘호, 마젤란의 빅토리아호의 1/20 축소모형을 제작하여 전시하고 있다.

산타마리아호, 상가브리엘호, 빅토리아호: 15세기 유럽에서 후추는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이자 욕망의 상징이었다. 아시아로부터 들여오는 귀한 후추는 중세 유럽인들에게 부의 원천이 되었다. 15세기 초 유럽무역의 중심지는 지중해였으나 1453년에 오스만투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무역로가 차단되었다. 이에 지중해 국가들은 아시아로부터 후추를 들여올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했다. 신항로 개척으로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유럽 선박의 형태는 급격하게 변화하였다. 기존의 선박은 네모돛이 기본이었으나 네모돛의 경우 맞바람이 불 때 항해가 어려웠다. 따라서 면적은 네모돛보다 작지만 맞바람이 불 때도 항해가 가능한 세모돛을 도입했다. 그러나 세모돛만으로는 장기 항해에 필요한 물품을 선적할 만큼 선박을 크게 건조하는데 무리가 있었으므로 세모돛과 네모돛을 병행하는 카라크선이 탄생하였다. 카라크선의 네모돛은 뒷바람일 때, 세모돛은 맞바람일 때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맞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장기간 항해에 필요한 물품을 충분히 실을 수 있는 최적화된 형태가 이후 유럽 범선의 기본적인 형태가 되었으며 손꼽히는 대항해에는 모두 카라크선이 사용되었다. 현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개최하고 있는 대항해시대 전시에는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 바스코 다 가마의 상가브리엘호, 마젤란의 빅토리아호의 1/20 축소모형을 제작하여 전시하고 있다. 이 모형들은 당시 기록과 그림등을 수집한 후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제작되었으며, 대항해에 사용되었던 카라크선의 형태를 적절히 표현한 훌륭한 전시자료이다.

산타마리아호 Santa Maria: (산타마리아호의 모형 이미지)산타마리아(Santa Maria)호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첫 항해에 승선한 배다. 콜럼버스는 1492년 산타마리아호를 비롯하여 판타호와 니냐호를 거느리고 팔로스항에서 출항하였다. 산타마리아호는 그 해 카리브해에서 좌초하였으며 콜럼버스는 배를 포기하고 니냐호로 귀국했다. 산타마리아호의 건조연대는 알 수 없다. 길이 23~32미터, 폭 6.7~9.1미터, 흘수(배가 물 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의 깊이) 2.8~3미터로 100~120톤 정도 적재할 수 있는 규모였다.

상가브리엘호 Sao Gabriel: (상가브리엘호의 모형 이미지)상가브리엘(Sao Gabriel)호는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1497년부터 1499년까지 인도 항해에 사용했던 배다.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와 거의 비슷하지만 산타마리아호는 콜럼버스가 사비로 대여한 배로 조악하였으나, 상가브리엘호는 포트투갈 최고의 목수들에 의해 건조되었다. 1496~1497년에 건조했으며, 100톤 정도 적재 가능하였다. 길이 21.3미터, 폭 7미터, 흘수 2.7미터의 규모였다.

빅토리아호 Victoria: (빅토리아호의 모형 이미지)빅토리아(Victoria)호는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의 세계일주를 위한 다섯 함선 중 하나이다. 마젤란이 스페인의 카를 왕에게 충성을 다짐한 트라아나의 산타마리아 델라 빅토리아(Santamaria de la Victoria) 교회에서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항해 중 네 척의 함선은 이탈하거나 침몰하였으며, 빅토리아호만이 1522년 9월 끝까지 항해를 마치고 스페인에 도착했다. 1518년 이전에 건조한 선박을 수리하여 사용하였으며, 길이 20미터 미만, 폭 7미터, 흘수 약 2.5미터로 80톤 가량 적재 가능하였다. 빅토리아호는 산타마리아호, 상가브리엘호에 비해 작은 규모였으나, 유럽 최초로 세계일주를 해낸 강인한 배로 유명하다.

동양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풍족한 상품이 신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유입되었으며 이로 인해 대서양은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새로운 바다로 진출한 서양은 세계사의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오늘날 바닷길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지고 있다. 심해와 극지, 우주항로 등 인류는 새로운 길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역사를 써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힘은 새로운 길에 있다. 21세기 대항해시대를 열어갈 바다가 지금 우리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박선영/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