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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니호
조회수 1838 등록일 2020. 07. 02 첨부파일
해양유물이야기 MARINE RELIC STORY 아라파니호. 아래에 내용이 이어집니다.

아라파니호는 충남 당진 왜목항을 출발하여 단독·무기항·무원조로 210일간 41,900km를 세계 일주하였다. 이러한 기록은 한국인으로는 최초이며, 세계에서는 여섯 번째이다.

제목: 아라파니호. 아라파니호는 2010년 김승진 선장이 크로아티아에서 구입한 요트로, 아라파니는 바다의 순우리말인 아라와 달팽이의 옛말인 파니를 조합한 바다달팽이라는 뜻이다. 김승진 선장은 무동력으로 항해할 생각으로 바다를 다니는 탈 것 가운데 가장 느린 요트이지만 지구상 모든 바다를 함께 누비자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아라파니호 사진. 김승진 선장과 지구의 한바퀴반(약 6만km)을 항해한 이 요트는 길이가 13m,폭은 3.9m, 무게 약 9t으로 자그마하다. 이 작은 요트 아라파니호를 타고 김승진 선장은 2014년 10월 충남 당진 왜목항을 출발하여 단독·무기한·무원조로 210일간 41,900km를 세계 일주하였다. 이러한 기록은 한국인으로는 최초이며, 세계에서는 여섯 번째이다.

세계 일주를 한 아라파니호의 내부를 살펴보면 3개의 방과 3개의 화장실, 중앙에 부엌 겸 거실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부엌 겸 거실의 벽면에는 항해 메모와 행운의 2달러가 붙어있으며, 색종이로 접은 천사가 벽시계 위에 있다. 항해일마다 선을 그어 일주일 단위로 표시한 항해 메모에는 가스 교환 시기와 남은 물의 양이 기록되어 있으며, 항해위치와 일어난 사건들이 간략하게 적혀있다. 부엌에는 가스렌지, 밥솥, 냄비 등 조리기구와 식기, 새싹채소 씨앗과 밀가루 등의 식료품이 있다. 김승진 선장은 항해 중 물고기를 잡아 요리하기도 하고 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새싹채소 씨앗을 길러 먹었으며, 배가 흔들리다 보니 유리그릇 대신 손잡이가 있는 양은냄비를 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항해 중 입었던 옷, 잠수복, 침낭, 낚시대, 공구, 쌍안경, 비상약품 등의 다양한 물건들과 김승진 선장이 기록한 3권의 항해일지와 해도를 볼 수 있다.(3권의 항해일지와 해도 사진이 있다.) 매일의 일상이 빼곡하게 기록된 항해일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항해일지를 펼친 사진이 있다) 인용시작: 2월5일 유빙발견 ~ 안개 속에 나타난 유빙. 오전 4시 30분 점점 다가온다. 무전으로 불러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 혹시 유빙? 정방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안개속에 하얀 유빙이 시야에 들어온다. 2마일 이상 떨어져 있는데도 잘 보일 정도니까 높이가 약 20m정도 되보인다. 거대하다. 물속엔 밖에 나와 있는 것보다 훨씬 큰 몸집이 숨어 있을 것이다. 4월18일 저녁 8시 별빛과 어선들의 불빛으로 바다가 가득찼다. 인용종료. 참고1: 마일은 노티컬 마일(nautical mile)을 뜻한다. 1노티컬 마일은 1해리이다. 1해리는 1.852km이며, 2해리는 3.704km이다. 참고2:항해일지 내용은 수정없이 원문 그대로 싣었다. 항해일지를 통해 김승진 선장이 세계 일주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험한 순간들과 풍경들을 느낄 수 있으며, 아라파니호와 함께한 위대한 도전정신을 만날 수 있다. 아라파니호는 현재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국립해양박물관 야외전시장 해오름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김승진 선장의 항해일지와 항해 기록이 표시된 해도, 항해에 사용된 물품들은 5월31일 바다의 날 기획전 찬란한 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윤정은/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