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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을 지키는 바다
조회수 1233 등록일 2020. 07. 30 첨부파일
해양유물이야기 MARINE RELIC STORY 지구환경을 지키는 바다. 아래에 내용이 이어집니다.
바다는 이 자정능력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 전체를 지켜 나간다.

지구환경을 지키는 바다

바다는 항상 파란 꿈을 꾼다. 파란 꿈을 지키는 바다의 힘 그 기저에 무한한 자정 작용이 있다. 바다는 이 자정 능력으로 자신뿐 만아니라 지구환경 전체를 지켜 나간다. 국립해양박물관 4층 상설전시실 해양과학코너에 가면, 바다가 가진 자정 작용의 비밀을 말해주는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자료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심수온 염분기록계

수심수온염분기록계(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 Recorder)는 해양에서 전기적인 방법으로 전기전도도 (염분으로 환산), 수온, 수심을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기기이다. 그 외에 감지기를 추가로 부착하여 용존산소, 클로로필, 탁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수온은 해수의 온도를 듯하며, 염분은 해수에 녹아있는 소금의 농도를 뜻한다. 수온과 염분은 해수의 순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해수의 순환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사항이며, 이는 기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수온과 염분은 해양 생태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수심수온염분기록계를 통한 정밀한 측정의 필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참고: 수심수온염분기록계(CTD)사진/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기증/지름 49.1cm 높이 110.5cm)

유속계

유속계는 말 그대로 해류의 속도를 측정하는 기기라 할 수 있다. 유속계는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왔는데, 그 초기 모델은 "해류병"을 이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국립해양박물관에는 홍민재님으로부터 기증 받은 해류병 습득 보고용 엽서가 보관되어 있다. 해류병 습득 보고용 엽서는 '해류병'을 습득한 사람으로부터 습득한 장소에 대한 정보를 받기 위해 해류병에 넣어둔 종이이다. 엽서의 앞면에는 수취인과 수취인의 주소 등이 기입되어 있고, 뒷면에는 해류병습득보고 양식이 인쇄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습득월일·습득장소·습득자주소성명·참고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다. 본 자료에 실제 기입되어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수취인은 부산목노도(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의 명칭) 조선총독부수산시험장으로 되어있고, 뒷면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 소화 12년(1937년) 8월에 투하되어 5개월 후인 12월 9일에 일본 혼슈 중북부의 니가타현(신사현)에서 습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이러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부산과 일본 사이 해류의 궤적을 조사했다. 해류병을 이용한 방법은 1900년대 이후 널리 사용된 것으로 낭만적인 방법이지만, 정확도면에서 현재의 기기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참고 : 해류병 습득 보고용 엽서 사진/홍민재 기증/가로 8.6cm 세로 14.23cm) 이후로 유속계는 발전을 거듭하여 전자해류계(GEK:Geomagnetic Electro-Kinetograph), 자기유속계, 음향도플러 유속계, 인공위성 추적부이 등의 장비로 해류 속도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게 되었다.

음향도플러 유속계

음향도플러 유속계는(ADCP:Acoustic Doppler Current Profiler)는 음파를 발사해 각 수심에서 해류와 함께 움직이는 부유물로부터 반사되는 음파를 이용하여 해류를 관측하는 기기이다. 해양의 한 장소에 고정시키거나 또는 선박에 부착시켜 운항 중에 관측할 수도 있다. 선박의 경우에는 짧은 시간 내에 넓은 범위를 관측할 수 있고 연직 방향, 즉 해류방향의 수직방향으로의 유속분포를 상세히 알 수 있다. (참고 : 음향도플러 유속계(ADCP)/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기증/지름 23.0cm 높이 17.5cm) 이러한 기기들에 의해 측정된 자료들은 바다 오염 혹은 지구환경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유회수기

바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그 푸르름을 지켜내지만 때때로 바다의 자정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위적인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태안 기름 유출사고'를 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정 작용을 보조하는 기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기증받아 보관중인 유회수기가 그 중 하나이다. 유회수기는 해상 또는 해안에 유출된 기름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유출유를 회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계장치로 물과 기름의 비중차를 이용하거나 기름의 점성을 이용하여 바닷속의 기름만 걸러낼 수 있는 기기이다. 유회수기의 처리능력은 기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시간 당 약 35~150kl 정도의 기름을 회수할 수 있다. (참고 : 유회수기(흡착식)사진/해양환경관리공단 기증/가로 155.0cm 세로 150.0cm 높이 80.0cm)

유흡착제

하지만, 이러한 장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안 사고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도구는 자원봉사자들이 해변에 들고 나간 유흡착제(부직포)이다. 다수의 유회수기가 준비되었으나, 사고 해역이 파도가 높고 기름의 점도가 낮아 장치의 효율을 기대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바다를 오염시킨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자연이 거친 파도를 내보낸 건 아닌지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본다. 현재, 우리 해양 조건에 적합한 국산 기기가 속속 제작되고 있어서 유회수기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기들의 발전과 비례해서 우리 바다가 인위적인 사고로부터 지켜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참고 : 유흡착제(부직포)를 사용해서 유출된 기름을 회수하는 장면) 앞서 언급한 다양한 측정 기기들의 데이터들이 좀 더 축적된다면, 바다의 자정 능력을 우리들도 빌려 쓸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오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과 기대를 해본다. 전성남/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