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칼럼 MERZINE COLUMN 오션 마이크로 아트, 숨겨진 해양세계를 열다 세계는 '눈에 보이는 큰 것'과'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것'이 이분법적·대립적으로 존재하는ㄱ ㅓㅅ으로 믿어진다. 그러나 불가의 연기법에 의하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큰 것과 작은 것, 심지어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조차도 무의미하다.(미생물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생물도감에 없는 용(龍)?

세계는 ‘눈에 보이는 큰 것’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것’이 이분법적· 대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적어도 인간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구분하려는 본능적· 습관적· 시각적 사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의 연기법에 의하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큰 것과 작은 것, 심지어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조차도 무의미하다. 작은 것은 큰 세계를 이룰뿐더러, 그 어떤 큰 세계도 작은 것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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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도감에 없는 용(龍)?

연기법은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약자로, 직접 원인인 인(因)과 간접 원인인 연(緣)에 의지해서 만물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서로 상호 의존성(관계성)으로 고정불변의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연기공(緣起空)이다. 부처는 공(空)을 바람에 비유하여, ‘바람은 모양으로 볼 수도 없고, 붙잡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하물며 바다에 존재하는 수많은 큰 생물과 작은 생물은 그 크기만 다를 뿐, 관계 아닌 것이 없다. 눈에 보이는 커다란 물고기나 포유동물 종류보다도 바이러스, 진균(眞菌), 미세조류, 원생생물 등 다양한 생물이 전체 해양생물체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눈에 보이는 산호초조차도 엄청난 숫자의 폴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폴립은 고유의 생명체로서 살아간다.

바다는 약 30억년 전에 최초로 생명을 탄생시킨 거대한 ‘지구의 자궁’이다. 지구조차도 정확히 표현하면, 수구(水球)가 맞을 것이다. 생물체의 80% 이상이 바다에서 서식하며, 해양생물은 약 1000만여종을 넘는다.
그 바다생물체에는 다양한 미생물을 포함한다. 규조류, 세균류, 고세균류의 원핵생물· 원생생물· 균류 및 효모류· 미세조류와 바이러스를 망라한다. 이 미생물들은 주로 단일 세포, 또는 균사 형태의 생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양미생물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을 통해서 확인된다. 이들 미생물은 하나의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되어 해양생물공학의 미래를 보장한다.

작은 것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산호초의 작은 폴립은 그 자체가 독립적이며 우주적인 존재이며, 죽은 폴립은 고생물학· 고환경학의 증거로 인정된다. 큰 것은 작은 것을 기반으로 해서 존립하며, 작은 것은 더 작은 것에 의존하며, 끝내 더 작은 것은 아직도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다수이다. ‘우리가 바다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보다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마이크로 세계는 때로는 기괴하거나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며 황당하기까지 하다. 어떤 것은 지극히 아름답고 찬란하며,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여 유혹적이다. 어떤 것은 비정형의 괴물처럼 카오스의 세계를 연출하고, 그 어떤 것은 정연한 질서의 대칭적 구조· 순환적 구조 등을 채택하여 자연의 엄정함· 견고함을 자랑한다. 이들 마이크로 아트 세계는 기존의 육지중심의 아트와 달리 전혀 새로운 미학적 가치와 시각전환의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많은 건축가들과 예술가가 오션 마이크로 아트의 세계에 몰두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오션 마이크로 아트 스파이더맨 거미줄, 삐에로, 외계정찰대, Achanthodasys 1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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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도감에 없는 용(龍)?

이번 우리 박물관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협업해 개최되는 2018 “오션사이언스아트-바다·미시·미감” 테마전시는 한국해양사에서 특기할 일이다. 그야말로 해양문화와 해양과학이 본격적으로 만난 첫 계기이기 때문이다. 해양문화와 해양과학이 만나서 한국에서는 최초로 ‘오션 마이크로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열어 보이고, 다중을 초대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해양과학문화 전시가 예상된다. 해양문화와 해양생물이 만날 것이며, 해양문화와 산업기술유산이 만날 것이며, 해양문화와 수중세계가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개최되는 "오션 사이언스 아트" 테마전시는 짧은 시간에 준비한 소박하고 작은 전시이다. 그러나 해양문화와 해양과학이 만나는
첫 스타트업으로서 의미가 충만하다고 본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작은 새싹이 튼실하게 자라나길 기대해본다.

주강현 / 국립해양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