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전시 이야기 MARINE EXHIBITION STORY 용, 바다를 다스리는 몸짓, Ryong the Guardian of the ocean 2018년 7월 10일 화요일부터 10월 14일 일요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전시를 개최하며 오른쪽 화살표 아이콘 확성기 아이콘

국립해양박물관은 2018년 개관 6주년을 맞이하여 <용, 바다를 다스리는 몸짓> 기획 전시를 개최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용은 물과 바다를 다스리는 신(神)이자 제왕(帝王)이며, 좋은 것은 지키고, 나쁜 것은 물리치는 상징적인 동물입니다. 용은 십이지신 중에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동아시아인들에게는 어떠한 동물보다 더 친숙하고, 위엄을 가진 숭배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용이 가지는 여러 가지 의미 중에서 이번 우리 박물관의 기획전시는 해신, 용왕의 의미를 강조하여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습니다. 전시를 위하여 우리 박물관 소장품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국내 9개 기관에서 용과 관련된 유물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동아시아인들이 사랑하는 용이라는 주제와 상징성을 통해 용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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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기원과 형상 오른쪽 화살표 아이콘 신문 아이콘

01. 용의 기원과 형상

용은 전 세계 고대 문명권의 신화나 역사, 종교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도상 중 하나입니다.용이 상징하는 의미는 각기 다르지만 동·서양 문화 전반에 폭넓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용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원시 신앙이 변형되어 용 신화가 시작되었다고도 하고, 용의 외형과 관련시켜 공룡·악어·뱀·용오름(龍卷)현상 등 다양한 자연의 모습에서 근원을 찾기도 합니다.

중국의 문헌인 『광아廣雅』 익조(翼條)에는 용을 아홉 가지 짐승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머리(頭)는 낙타(駝)와 비슷하고, 뿔(角)은 사슴(鹿), 눈(眼)은 토끼(兎), 귀(耳)는 소(牛), 목덜미(項)는 뱀(蛇), 배(腹)는 큰 조개(蜃), 비늘(鱗)은 잉어(鯉), 발톱(爪)은 매(鷹). 주먹(拳)은 호랑이(虎)와 비슷하다.
아홉 가지 모습 중에는 9·9 양수(陽數)인 81개의 비늘이 있고, 그 소리는 구리로 만든 쟁반(銅盤)을 울리는 소리와 같고, 입 주위에는 긴 수염이 있고, 턱 밑에는 명주(明珠)가 있고, 목 아래에는 거꾸로 박힌 비늘(逆鱗)이 있으며, 머리 위에는 박산(博山, 공작꼬리 무늬 같이 생긴 용이 지닌 보물)이 있다.”
운룡도(조선, 국립민속박물관), 묵룡도(조선, 국립해양박물관) 그림

운룡도 운룡도(조선, 국립민속박물관) / 운룡도 운룡도(조선, 온양민속박물관) / 묵룡도 묵룡도(조선, 국립해양박물관)

02. 우리나라의 용

용에 대한 최초의 기사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내용에 기원전 58년에 해모수가 하늘에서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내려와 북부여를 건국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금석문 자료는 광개토왕릉비(414년)에 왕이 죽자 하늘에서 황룡(黃龍)을 보냈다는 내용의 비문의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볼 때 일찍이 우리나라에 용 문화가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6세기 고구려 벽화고분인 무용총, 약수리 고분, 강서중묘 등의 사신도 중 하나로 용이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 신라와 백제에서도 용에 대한 형상과 기록이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계룡, 적룡, 해룡, 황룡 등 삼국유사에 다양한 종류의 용이 등장하고, 허리띠 장식, 수막새, 토기 등 다양한 자료에서도 용 흔적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대성동 고분 출토 금동제 허리띠, 나주 정촌 고분 출토 금동신발 사진

대성동 고분 출토 금동제 허리띠
(가야 4세기, 대성동고분 박물관)

나주 정촌 고분 출토 금동신발
(백제 5세기, 국립나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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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상징 오른쪽 화살표 아이콘 용 얼굴 아이콘

용은 우리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하면서 수많은 민간신앙, 설화, 예술, 생활용품, 지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와 사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용은 시대를 관통하여 그 의미와 상징성이 생활 전반에 걸쳐 풍부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이 가진 여러 의미를 크게 성격으로 분류하면 성취,벽사, 수호, 제왕, 물과 바다를 상징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01. 불법을 수호하는 용

불교에서 용은 부처의 권위를 강화하고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을 팔부신중이라고 하는데, 용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처에 귀의하여 부처의 설법을 호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용은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호신으로 여러 설화에 등장합니다.

목조옴마니반메홈소통, 목조옴마니반메홈소통 세부 사진

목조옴마니반메홈소통(조선, 범어사성박물관)

목조옴마니반메홈소통 세부

02. 나쁜 것에서 지켜주는 용

용은 귀신이나 재앙을 벽사신(辟邪神)으로도 여겨졌습니다. 사신(四神)의 하나로서 동방을 지키며 무덤 주인을 수호 하였습니다. 또한 십이지신의 하나로서 진시(辰時, 오전7~9시)의 시직신장(時直神將)이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청룡도나 상여 장식을 위해 제작된 용 조각은 죽은 사람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겨졌습니다. 이외에도 물을 다스리는 능력을 가진 방화신(防火神)으로 각종 건축물의 부재에표현되기도 하였습니다.

경회루 출토 용 사진

경회루 출토 용(조선, 국립고궁박물관)

03.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용

복을 가져다주는 시복신(施福神)인 용은 사령(四靈)의 첫머리 위치를 차지하면서 길상의 상징으로 숭배되었습니다. 용 꿈은 길몽이라 하여 입신출세나 큰 인물의 출생 또는 경사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신혼부부의 방에는 용 그림이나 공예품을 채워두어 큰 인물이 나고 재물이 가득하길 기원하였습니다.

등룡도 그림

등룡도(20세기, 온양민속박물관)

04. 왕의 위엄과 권위를 가지고 있는 용

용은 건국의 정당성과 왕권강화를 위하여 건국 신화나 왕의 탄생설화에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용을 통해 왕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자료들을 많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용이 물을 다스리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농경사회에서 물을 자유롭게 다루었다는 것은 나라를 풍요롭게 하는 왕과 동일시한 것입니다. 이에 왕실에서 사용된 생활용품 및 도자기 등에 용 문양을 표현하여 왕을 상징하였습니다.

만기여가 인장, 교룡기 사진

만기여가 인장(조선, 국립고궁박물관)

교룡기(조선, 국립고궁박물관)

05. 나라를 지키는 용

불교를 믿었던 신라의 문무대왕은 죽어서 나라를 지키는 호국룡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나라를 지키는 호국룡의 상징성은 무기나 군사 자료에 반영되어 주요 도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투구, 어피갑 쌍룡도

투구(조선, 국립해양박물관)

어피갑 쌍룡도(조선, 국립해양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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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다스리는 용 오른쪽 화살표 아이콘 바다무늬 아이콘

바다의 신(神)인 용은 물을 관장하는 수호신으로 생명, 풍요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널리 인식되어 왔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삼는 어민에게 해상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한 해신제와 같은 제의행위에서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 된 것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는 용은 다른 상징적 의미와 다르게 용왕이라는 별도의 호칭을 가지고 있으며, 용궁이라는 궁전도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바다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라는 세계를 다스리는 통치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용과 용신에 대한 신앙은 용궁이 묘사되는 설화를 만들어 용 관련 해양문화 예술을 꽃 피우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반홍운룡해수문잔, 농기 그림 사진

반홍운룡해수문잔(중국 청 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농기(1905년, 국립해양박물관)

백승주 선임 학예연구사 /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