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 MUSEUM TOUR 국립등대박물관 밤바다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마치 따뜩한 이불에 누은 듯 포근하면서도 약간의 출렁임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그런 밤 이었다. 그떄 함꼐 떠오르는 것은 바로 등대의 불빛이다. 바다 위에서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등대가 있었기에 그 밤이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
망망대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나라에는 동해, 서해, 남해에 걸쳐 39개소의 등대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빛'을 발한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등대는 항로표지 가운데에서도 야간에 빛을 이용하여 위치를 표시하는 광파표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등대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놓은 <국립등대박물관>에 방문해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등대 아이콘
국립등대박물관은 대한민국지도를 호랑이의 모습으로 볼 때 그 꼬리 끝인 호미곶에 위치해 있는 해양전시 공간
으로, 크게는 등대관, 해양관, 체험관, 그리고 야외전시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다만,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해양관은 리모델링 공사기간이어서 휴관 중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등대관과 체험관 위주로 둘러볼 수 있었다.
등대관의 1층은 나라별 최초의 등대에 관한 자료와 세계·우리나라의 항로표지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해상무역 등이 활발히 이루어진 만큼 삼국사기
등을 비롯한 여러 사서에서 제도적인 항로표지의 관리와 활용에 관한 기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등대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역사적으로도 친숙한 공간이라는 말씀!
등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끝난 이후로 우리는 등명기가 빛나고 있는 지하 1층으로 이동하여 세부적인
전시물들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전시물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전시기법과 공간디자인
모습들이었다. 등대를 연상케 하는 세로형 롤링 배너에 게시된 우리나라 등대 16선, 등대의 문의 모습을 따온
등대지기의 생활관으로 가는 입구 등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등대지기의 봉급명세서, 등대의 문패와
같은 전시물을 보면서, 사소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역사로서 기억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체험관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체험, 미션을 통해 등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마치 DIY를 하듯 독창적인 나만의 등대를 만들 수 있는 터치보드, 전파신호를 보내 등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코너, 등대사진을 배경으로 나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코너 등 쉬운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국립등대박물관은 국립해양박물관과 함께 해양수산분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조직인
「해양수산전시관 네트워크」의 참여기관으로서 해양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여 있다. 바다와 등대, 실과 바늘의
관계처럼 공존하는 이 모습이 우리 두 박물관이 앞으로 함께 할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전구 아이콘
등대관 1층에서 지하로
가는 계단에 위치함.
등대에서 빛을 비쳐주는 광원.
주로 유인등대에서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