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샌물이야기 MARINE LIFE STORY 명태 명태에게 너의 소원을 말해봐. 오래전 부터 우리 민족에 이어지고 있는 민간신앙 곳곳에 명태가 등장하지 않은 곳이 ㅇ벗을 정도로 명태는 우리에게 주술적 힘을 가진 해양샌물로 여겨져왔다.
이번 호 웹진의 주제가 “소원을 말해봐”라는 것을 듣고 당장 머릿속에 떠오른 해양생물은 바로 명태이다. 오래 전부 터 우리 민족에 이어지고 있는 민간신앙 곳곳에 명태가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명태는 우리에게 주술적 힘을 가진 해양생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신장개업한 가게나 자동차 고사를 지낸 새 차에 뜬금없이 놓여 있는 명태의 모습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람을 대신하여 사람에게 닥칠 나쁜 화를 막아주는 액막이로 쓰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례상이나 제사장, 굿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천지신명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성한 생물로서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으니 ‘소원’을 주제로 하는 이번 호 에 명태보다 적합한 해양생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명태였을까?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껍질에서 눈알까지 어디 한 군데 버릴 곳 없는 명태의 쓰임이 신성한 음식으로서 적합했다는 견해도 있고, 건조시킨 후에도 눈을 부릅 뜬채 남아 있기 때문에 항상 뜬 눈 으로 잘 지키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견해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명태와 우리 민족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분명하다.
국민생선으로 얼마나 사랑 받았던지 명태를 부르는 별칭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잡힌 지역에 따라 강원도 연안에서 잡히면 강태(江太), 함경도 연안에서 잡히면 왜태(倭太), 동해바다에서는 동태 (凍太)로 불리며, 조어방법과 시기에 따라 그물로 잡으면 망태(網太), 낚시로 잡으면 조태(釣太), 가을에 잡으면 추 태(秋太), 막바지 철에 잡으면 막물태, 초겨울 은어 떼를 쫓은 명태는 은어바지라고도 한다. 또한 상태에 따라 새끼 는 노가리, 잡은 그대로 싱싱하면 생태, 꽝꽝 얼리면 동태, 꾸덕하게 말리면 코다리, 바짝 말리면 북어,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말리면 황태 등 그 별칭을 다 읊기에 숨이 가쁠 지경이다. 이렇듯 누구나 쉽게 접하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우리 바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명태는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고 영명은 Alaska pollack인 한류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동해와 함경북도 인근해역, 오호츠크해, 베링해에 많이 분포하며 물이 따뜻해지는 철이 되면 북쪽으로 올라가거나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 겨울이 되면 알을 낳으러 동해 얕은 바다로 몰려들어 수심 70~250m 정도의 바닷가에 알을 낳는데 보통 암컷 한 마리가 20만~200만개의 알을 낳으며 성장이 빠르고 최대 전장 80cm, 체중은 3kg, 수명은 14~15년 정도이다. 눈과 머리가 크며 대구(大口)과 어류 답게 입이 크고,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히 나 있으며 아래턱이 위턱을 덮는 모양을 하고 있다. 발달된 부레와 발음근을 가지고 있어 수컷은 짝짓기를 하거나 천적을 위협할 때 부레를 움직여서 ‘굿굿굿’ 소리를 낸다고 한다.
별칭 많은 명태에게 근래들어 새롭게 붙은 이름은 금태이다. 서민 생선이었던 명태의 씨가 말라 귀하고 가격도 비싸졌기 때문이다. 명태조업으로 유명했던 거진항은 80년대 초만 하더라도 ‘개도 명태를 물고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태가 많이 잡혔으며 가장 많이 잡혔던 1981년에는 어획량이 17만톤에 달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근래는 무분별한 어족자원 남획과 해수온도 상승으로 우리 바다에선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하니 이제 국민생선의 이름도 무색할 정도이다. 다행히 2014년부터 해양수산부에서 수행하는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명태의 완전양식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니 머잖아 또다시 국민생선이 되어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차례상에 당당하게 자리 잡게 되길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