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해양인 I'M MAINE MAN 요트를 타는 기자 이재희. 부산일보 라이프부 차장 & 오드리호 선장 '야간항해를 할 때 오드리호 위로 쏟아지던 경이로운 별빛, 우주를 항해하는 느낌이었어요.'
나의 2017년 1월 1일은 그의 초대 덕분에 조금 특별하게 시작되었다. 몇몇 멤버들과 광안리에서 요트 세일링을 하며 해상 해맞이를 하기로 한 것. 잔뜩 기대하며 전전반측하다 벌떡 일어나 오드리호(오늘 주인공이 될 요트의 이름)로 달려가니 이번 호 ‘나도 해양인’의 인터뷰이가 되어줄 이재희 선장과 오 늘 함께 할 크루들이 한창 출항 준비 중이었다.
광안리의 오늘 일출 예상 시간은 7시 32분.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출항한 오드리호의 가장 명당자리로 판단되는 갑판 한 부분에 자리를 잡고 둘러보니 해상에서 일출을 보기위해 출항한 배들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각자의 동력으로 달리고 있었고, 광안대교 상판과 저기 멀리 해운대해수욕장에도 많은 해맞이 인파가 몰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7시 30분. 이미 사방이 환하게 밝아져 역할을 다 한 조명들은 하나하나 소등되었고 모두가 수평선을 조용히 응시했다. 매일같이 뜨는 해가 어찌 이리도 간절한가. 시계와 수평선을 번갈아 바라보며 어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재촉하였다.
7시 32분. 7시 32분. 이 정도 애태웠으면 되었다 싶었을까. 마침내 선명하고 붉은 한 줄기 빛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태양을 보며 뱉던 숨을 도로 삼켰다. 첫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뜸을 들이던 것이 무색하게 한 번 솟아난 태양은 시시각각 온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아주 먼 옛날의 사람도 그러했듯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손을 모으고 마음 속에 묻어 두었던 소원들을 꺼내어 보았다.
괜찮은, 아니 꽤나 멋질 한 해가 이미 시작 되었다.
좋은 것은 나누는 것이라 배웠다. 우리 모두가 오드리호에 승선할 수는 없기에(30톤급 오드리호의 정원은 12명이다) 메르진을 대표해 다녀온 내가 여러분과 이 공간을 통해 형편 없는 글로나마 요트에서의 새해 해맞이 경험을 공유하려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또한 좋은 것은 나누는 것이라 배웠으니, 또 하나를 더 나누어 보려고 한다. 나의 빈약한 지인 목록에서 최근 당당히 좋은 사람의 상위 리스트에 등 극한 이재희 부산일보 기자이자 오드리호 선장님 되시겠다.
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근데 반장(그는 나를 반장이라 부른다) 눈에 제가 해양인은 맞아요? 하하. 맨날 다른 사람 인터뷰 하다가 내가 당하려니까 영 어색하네요. 네, 부산일보 편집국 라이프부 차장이자 오드리호 선장도 하고 있는 이재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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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제가 근무하는 부서가 라이프부인데 말그대로 생활부니까 일상생활에 활력을 더 해줄 수 있는 레저, 맛, 건강 같은 분야를 취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레저 파트를 담당했는데 해양레저를 한 번 심도 있게 다뤄보자고 기획하게 됐어요. 예전같으면 레저에 관계된 사람을 취재하는 간접취재 방식이었다면 저는 이번 기사를 쓰면서 직접 체험해보고 써보자 생각했어요. 물론 사심이 아주 없었다고는 말 못하지만요. 그러다 보니 겨울바다수영, 카이프서핑, 윈드서핑, 스쿠버다이빙, 수상스키, 딩기요트 정말 다양한 레저에 도전을 하고 관련 기사를 썼는데요. 그 때 또 윤태근 선장이란 분이 세계일주를 하며 그 일주기를 우리 신문사에서 연재 했는데 제가 그 기사를 담당하면서 요트여행에 매력을 느끼고 나중엔 해양레저 면허도 따게 됐어요. 그러면서 주위에 막 자랑도 많이 했어요. 요트란 이렇고 저렇고, 바람만 있으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하하. 그랬더니 주위 사람들이 솔깃해 하며 관심을 가졌는데, 이리저리 알아보니 차 가격보다 저렴한 중고 요트도 많더라고요. 물론 나중에 수리비가 더 많이 들었지만. 여하튼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그렇게 애물단지하나를 맡게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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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처음 오드리호 인수받고 나서 제가 부추겨서 사게 된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많이 느꼈어요. 처음에는 거의 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여기저기 손보고 수리했는데요. 사자마자 엔진도 고장이 나서 직접 분해 조립해보며 선박엔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렇게 직접 고치고 요트의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하니까 뭔가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막연하게 항해할 때의 그 기분 뿐 만이 아니고 정말 요트랑 정이 들어버린거에요. 오드리호에 완전 코가 꿰였죠 뭐. 물론 항해 할 때의 기분도 뭐라 말 할 수 없이 좋습니다. 멤버들과 오드리호를 타고 1박 2일로 매물도를 다녀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그렇게 멀리 까지 간게 처음이었는데 역조류를 만나서 거의 열한시간 정도 걸려 매물도에 도착했어요.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도착해 저녁지어 먹고 다음날 새벽 네 시에 출발해 돌아온 것이 전부인데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많아요. 안개가 굉장히 짙게 껴서 거의 20m도 안되는 간격으로 어선이 지나간 적도 있었고, 기름이 떨어져서 거제도에 들러 기름을 넣었던 것, 아, 특히 좀 먼 바다로 나가면 정말 멋있어요. 새벽에 출항해서 나왔는데 상선이나 어선의 불빛도 아름다웠지만 망망대해에서 오드리호 위로 쏟아지던 별빛이 너무나 경이로워서 꼭 우주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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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올해는 대양 항해를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연근해도 좋지만 좀 멀리까지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당장 가까운 목표로는 대마도를 잡고 있는데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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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오드리호에서 멤버들이 조금씩 준비한 먹거리로 작은 파티가 벌어졌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맛이 일품이었던 준치회, 맥주 그리고 멤버들의 취향저격 음악.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재희 선장이 직접 끓여 대접한 떡국 한 그릇. 그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 선장표 떡국은 담백하고 따뜻하여 새해 첫 끼니로 모자람이 없었다. 두고두고 돌아볼 추억과 따뜻한 끼니를 선물해 준 이재희 선장을 위해 나의 새해 소원 한 귀퉁이를 내어준다. 언젠가 꼭 지구 한 바퀴 항해에 성공하시길, 지구촌 곳곳의 좋은 사람들과(좋은 사람은 좋은 인연만 만나기 마련이다) 건배를 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