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전시 이야기 MARINE EXHIBITION STORY 바다와 땅, 하늘을 그린 공, 지구의 · 천구의. The Ball drawing Sea, Land and Sky, Terrestrial and Celestrial Globes. 2016.10.5.(수) ~ 2017.01.08(일) 국립해양박물관 4층 테마전시실

지구의ㆍ천구의

이번에 소개할 “지구의ㆍ천구의” 전시는 작은 공위에 펼쳐진 세상과 다채로운 우주의 모습을 살펴보고, 서양과 우리나라의 “지구의ㆍ천구의”에 대한 변천사를 비교하기 위해 마련된 테마전시이다.
지구의地球儀와 천구의天球儀는 지구와 하늘의 현상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한 모형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탐험가들의 항해를 통해 지구가 공 모양이라는 것에 확신을 가지면서, 지구의ㆍ천구의는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지구본 아이콘

작은 공 위에 펼쳐진 세상과 다채로운 우주의 모습
파르네세 아틀라스 조각상
파르네세 아틀라스 조각상

최초의 지구의地球儀는 기원전 2세기 그리스의 크라테스(Crates of Mallus)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지구의는 현재 독일 뉘른베르크 박물관에 보관중인 독일인 마르틴 베하임(Martin Behaim, 1459~1507)이 제작한것이다.
가장 오래된 천구의는 그리스 신화의 거인인 아틀라스가 창공을 들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파르네세 아틀라스 (Farnese Atlas)” 조각이다. 파르네세는 최초의 소장자인 파르네스 추기경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이 천구의의 별자리는 기원전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기원후 2세기 무렵 로마에서 다시 제작하여 현재는 이탈리아의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금동천문도(보물 1373호)
금동천문도(보물 1373호)

우리나라에서 지구의와 천구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조선시대로 추정된다. 서양의 천문관이 인식되면서 예전부터 전해오던 동양의 천문도에 서양의 천문 지식이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 박물관이 소장 하고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 탁본”과 1652년 금동 원판에 진주를 박아 28수의 별자리와 486개의 별자리를표시한 "금동천문도"(보물 1373호,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를 소개한다.

01. 지구의와 천구의의 시작
천구의 채색도면
천구의 채색도면

지구의는 지구를 구球로 제작하여, 지구의 지리적인 특징을 상세히 표현하고, 천구의는 천구상의 항성과 별자리 위치를 구면 위에 새긴 형태로 제작한다. 이러한 천구의의 별자리는 천구를 바깥쪽에서 본 것처럼 그려져 있어 우리가 실제로 보는 것과는 달리 뒤집혀진 모습으로 보인다. 즉, 지구의는 밖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천구의는 안에서 바라본 하늘을 보여준다.
초기의 지구의와 천구의는 보통 나무와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을 만드는 일은 세공인과 조각가의 작업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구球에 지도나 우주를 바로 그리기 때문에 제작비용이 비싸서 부유층만이 소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쇄술 발달과 낙하산이나 열기구의 풍선을 만들 때 사용하는 “고어(gore)” 기술이 도입되면서 제작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세계의 모습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그린 다음, 이를 이어 붙여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저렴하고 완성도 있게 제작할 수 있었다.

02. 공에 세상을 그리는 방법
메르카토르와 혼디우스의 초상화
메르카토르와 혼디우스의 초상화

15세기 이후 활발한 탐험으로 새롭게 인식된 지역을 표현하는 지도와 지구의의 수요가 급증하여,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17세기의 대표적인 제작자는 네덜란드의 혼디우스(Jodocus Hondius, 1594~1629), 블라우(Willem Janszoon Blaeu, 1571~1638) 등이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이러한 제작 기술이 발달한 것은 포르투갈, 스페인과 경쟁하여 새로운 식민지 확보를 위해 노력한 네덜란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끊임없이 경쟁하여 지도와 지구의, 천구의 제작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18세기부터는 아담스(Adams), 캐리(Cary), 그리고 뉴튼(Newton)과 같은 제작 가문의 활동이 두드러졌고, 그들은 다양한 크기의 지구의와 천구의를 제작하였다.

지구의, 천구의는 아름다운 문양과 형태 때문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장식품으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이는 권력의 상징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또한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형태의 포켓형도 제작하였다. 유명한 지도 제작자 메르카토르(Gerard Mercator, 1512~1594)가 제작한 지구의와 천구의를 살펴보면, 나침 방위선을 포함하고 있어 이들이 항해도구로 쓰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항해를 마친 후에는 그들을 기념하는 지구의, 천구의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그것에 항해루트를 새겨 항해자들을 기리기도 하였다. 이렇듯 보다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나아가기 위해 바다와 하늘, 그리고 땅을 읽고자 했던 우리의 지난 역사를 다양한 유물을 통해 상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권유리 /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03. 지구의,천구의를 만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