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해양인 I'M A MARINE MAN 평택에서 온 강태공. 평택외국인복지센터 국장 김우영. '낚시라는 수렵활동은 아주 먼 옛날부터 행해온 인류의 생활 방식으로, 우리 DNA에 각인된 본능이라 생각해요'

이번 호 나도 해양인의 인터뷰이를 '낚시꾼'으로 선정하며 낚시에 취미가 없던 나는 고민에 빠졌다. 도통 무슨 재미로 낚시를 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리 저리 고민을 하다 포털의 검색창에 "도대체 낚시"라는 검색어를 입력했더니, 허허 사람들 참.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낚시꾼들을 보며 꽤나 궁금했던 사람이 많았나 보다. 도대체 낚시를 무슨 재미로 하는거냐는 질문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해줄 인터뷰이를 모셨다. 평택에서 온 강태공, 김우영 평택외국인복지센터 국장을 소개한다.

낚시대를 들고 있는 김우영 국장 사진

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01.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희 독자들을 위해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얼떨결에 인터뷰를 하게 된 아마추어 낚시꾼이자 평택외국인복지센터의 국장 김우영입니다. 영도에 특급포인트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에서 이렇게 손맛을 느끼러 오게 되었는데 오늘은 영 소식이 없네요. 아무래도 소개해 준 사람이 문제인 것 같아요. (소개해준 사람은 나였다. 식은땀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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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02.
음, 저 옆에선 팔뚝만한 숭어를 낚아 들이고 있으니 제 정보의 문제라기보다는 국장님의 실력을 의심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낚시 자주 하시나요? 저는 도통 무슨 재미로 하는지 모르겠던데 국장님이 느끼는 낚시의 매력 좀 알려주세요.

보통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낚시를 해요. 평택이 집이다 보니까 주로 서해안으로 자주 가는데요. 부산바다는 굉장히 오랜만인데 확실히 탁 트인 느낌이라 가슴이 뻥 뚫리네요. 강 낚시보다는 바다 낚시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 강은 많이 오염되고 탁해서 보고 있으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되어서 바다로 오게 돼요. 낚시를 즐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종의 수렵활동이잖아요. 아주 먼 옛날부터 인류의 생활방식이었던 거니까 그게 우리 DNA에 각인된 본능이라고 생각돼요. 사회생활하며 겪는 여러 가지 제약이라든가 꾸밈에서 벗어나 본능에 충실해지는 시간이 저에겐 낚시하는 동안인거죠. 또 낚시를 하는 동안에 물에 떠있는 찌를 응시하고 있으면 다른 잡념들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랄까. 여튼 그런게 좋아서 틈나는 대로 낚시대를 둘러메고 떠나는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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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는 김우영 국장 사진

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03.
낚시본능이라, 재밌는 발상이네요. 그동안 낚시 많이 다니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낚시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제 직업상 외국인과 하는 일이 많다보니 그 친구들하고 함께 했던 낚시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지금은 본국으로 돌아간 스리랑카 친구가 있는데, 그 나라가 섬나라잖아요. 바다를 고향처럼 여기는 친구이다 보니까 낚시를 하며 서로 경험이나 추억을 나누면서 돈독해 졌었어요. 돌아가서도 방법은 다르지만 여전히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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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캐릭터 Q

04.
낚시대에 아무 소식도 안들려오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국장님은 바다를 좋아하시니까 해양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신 것 같아요. 해양인으로서 국장님에게 바다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마지막이라 제일 어려운 질문을 하는건가요? 음… 바다는 저한테 일용한 양식이자 리프레시의 공간이죠. 제가 해양생물은 뭐든 다 좋아하거든요. 해산물이나 회도 좋고 생선구이도 좋고 탕도 좋아요. 잡은 물고기가 저녁상에 올라오는 것만큼 기쁜 일도 없죠. 사먹는거랑은 다른 기쁨이거든요. 이 정도면 대답이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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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바다에 고기가 많다며 큰소리를 땅땅쳤던 나는 그의 빈 바구니를 보며 괜스레 민망해져 그의 실력 탓을 하긴 했지만 용왕님이 보내주지 않은 물고기 대신 옆에서 열심히 삼겹살을 구워 바쳤다. 하지만 이날따라 입질하지 않던 고기들 덕분에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으니 나는 또 반가운 것을.
그때쯤엔 어쩌면 나도 방파제의 숨은 낚시고수로 이름을 떨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 그가 내 속에 낚시 유전자를 단단히 건드려 놓은 것 같으니 말이다.

반영난 / 국립해양박물관 대외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