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유물이야기 MARINE RELIC STORY 서해 5도 서해 5도는 한국전쟁 이후 최근까지 '도발'이라는 긴장감에 휘싸여 있던 지역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예술 작품들은 긴장감을 아우르고 이 지역 특유의 감정을 각각의 형식이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있다.
서해 5도는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에 속하는 북한과 인접한 5개의 크고 작은 섬을 일컫는 말이며,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가 이 5도에 속한다.
연평도를 대연평·소연평으로 나눠 서해 6도라고 부르기도 하고, 해병대만 주둔해 있는 우도를 제외하고 서해 5도 라고도 한다.
서해 5도는 한국 전쟁 이후 최근까지 ‘도발’이라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던 지역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예술 작품들은 긴장감을 아우르고 이 지역 특유의 감정을 각각의 형식이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있었다.
오기선씨가 국립해양박물관에 기증한 서해 5도와 관련된 자료 두 점을 살펴보면서, 그 정서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드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눈물의 연평도’라는 곡이 수록된 음반의 정식 명칭은 ‘김연자 노래의 꽃다발 3집’으로 1981년 3월 13일에 발매되었으며, ‘눈물의 연평도’는 B면 3번 트랙에 수록되어 있다. 이 음반은 1981년생으로 사람으로 치면, 만37세 닭띠가 된다(참고로 ‘눈물의 연평도’라는 노래는 1964년생으로 만54세 용띠에 해당한다).
‘김연자 노래의 꽃다발 3집’커버와 음반 / 오기선 기증 / 커버: 가로 31.9 × 세로 32.4 cm, 음반; 지름 30.2cm
음반의 명세는 아래와 같다.
여기서 음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이 음반명세를 음반의‘주민등록증’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LP음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특이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무래도 종류와 속도라는 항목이 아닐까 싶다. 약 40년 전에 3가지 종류의 레코드가 존재 했으며, 회전속도도 다양했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게 된다.
요즘의 정규앨범과 미니앨범 그리고 싱글앨범과 같은 차이 혹은 구분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앨범에 수록된 곡은 다음과 같다.
수록곡 하나하나가 현재에도 제목만 들으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유명한 곡들이라서 이 음반만으로도 ‘시대의 정취’를 온몸 가득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눈물의 연평도’는 김남풍 작사·김부해 작곡으로 최숙자가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곡이다. 1964년 신세기레코드에서 발매한 최숙자의 독집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후 조미미, 김연자, 나훈아 등 많은 가수들이 다시 불렀고, 연평도 전망대의 조기전시관 앞에는 「눈물의 연평도 노래비」가 서있다.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 눈물의 연평도 >
조기를 담뿍 잡아 기폭을 올리고
온다던 그 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
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부르면
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태풍이 원수드라 한 많은 사라호
황천 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만나보리
해 저문 백사장에 그 모습 그리면
등대불만 깜박이네 눈물의 연평도
평도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가사의 흐름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연평도에는 조기철이 되면 황해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의 배들이 몰려들어 대규모의 파시가 형성되었다.이 배들은 조기떼를 따라서 인근 대청도, 어청도, 백령도 등 근해에서도 조업하였다. 1959년 9월 태풍 제14호 ‘사라호’가 다가오고 있을 때에도 연평도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어선들의 조업이 한창이었으리라. 사라호 태풍으로 그 많은 어 선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서 5년 후에 만들어져 불리게 된것이 바로 ‘눈물의 연평도’라는 곡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태풍도 없는 요즘도 연평도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1999년 제1연평해전·2002년 제2연평해전·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등 조용할 날이 없었다. 태풍 이후로 연평도에서 조기가 서서히 사라지고 꽃게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으나, 최근에는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에 들어와 불법으로 조업하는 수백 척의 중국어선들 때문에 꽃게의 씨가 말라 연평도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연평도에 최근 봄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4·27 남북정상회담”개최가 바로 그것이다. 모쪼록 이러한 역사적인 이벤트를 계기로 해서 연평도가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아니,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집나간 조기떼가 회귀해서 어부들이 조기를 담뿍 잡아 만선기를 올리고 온다던 그 배가 하루 바삐 돌아오기를......
『백령도 – 우리는 이 섬을 지켜야 산다』 / 오기선 기증 / 가로 15.0 × 세로 20.8cm
『백령도 - 우리는 이 섬을 지켜야 한다』, 오백진 편저, 샘터사, 1979년 간행
이 자료는 368페이지의 각장마다 그득그득 백령도에 관한 조각들로 가득 차있어 누구도 백령도에 관해 무언가를 새로 들이밀기 어려울 만큼 백령도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책이다. 표지는 ‘우리는 이섬을 지켜야 산다’라는 문구로 빽빽이 들어차 있는데, 대한민국의 영토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에 더해 백령도의 자연·문화·사람·역사 등등 모든 것을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는 편저자의 굳은 신념이 반영된 듯하다.
자료의 편저자 오백진은 대한적십자사 백령사업소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자료들을 수집·정리한 ‘7장 24절’에 부록을 덧붙여 책을 구성하였다. 차례를 살펴보면, 제1장 역사적 유래, 제2장 옛 사적과 반공의 산 증거, 제3장 교육과 종교, 제4장 교통과 통신, 제5장 학술조사보고서, 제6장 기행문, 제7장 백령도와 적십자사업, 부록에는 백령약지(白翎略誌)·백령면과 대청면의 현황·인명록·연표 등의 순으로 실려 있다. 거의 백령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내용들이 집약되어 있다. 그 중 흥미를 끄는 내용 몇 개를 끄집어내어 소개해 본다.
제5장 1절 ‘통혼권과 초혼연령’- 통혼권의 한자표기는 ‘通婚圈’으로 사전적 의미는 “혼인을 하는 사회적·지역적 범위"를 뜻한다. 편저자는 1950~70년대의 백령도의 진촌과 남포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한 결과, 여자의 경우는 70년대로 갈수록 도내혼(島內婚) 혹은 부락내혼(部落內婚)에서 전국 각도로 출가하는 등 광범위한 혼출(婚出)의 경향이 늘어났다. 특히, 중심지인 진촌이 배후에 있는 남포의 경우보다 그 정도가 더 심했다.
남자의 경우는 대부분이 부락내혼 또는 도내의 이웃 부락 여인들과 도내혼을 하였다. 흥미로운 한 가지는 여자들의 다수가 외부로 출가하는데 비해 외부의 여자들이 들어오는 수가 매우 적다는 것이었다. 초혼연령도 20세 이전에서 점점 다양해진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1950년 6·25로 인하여 다수의 피난민과 전국에서 모여든 군인들이 백령도에 상주하게 되면서부터 급속하게 변화되어 간다고 생각했다.
이러다 머지않아 백령도의 남자들은 한동안 혼인연령이 늦어지거나 아니면 외부로 나가서 배우자를 구해 올 수밖에 없다는 한다는 슬픈(?)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6장에도 나오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바다 건너 장산반도에 사랑하는 두 남녀가 살았다. 그러다 남자가 역적으로 몰리어 이 섬에 귀양을 왔다. 홀로 육지에 남아 목놓아 우는 여인의 모습이 애처로웠던지 어디서 흰새(白翎)가 날아와 여인을 태우고 백령도로 날아가 사랑하는 님을 만나게 해 주었다.
기록을 보면 고려 현종 때까지는 곡도(鵠島)로 불려오다가 이 때에 이르러 비로소 「백령(白翎)」으로 부르고 이곳에 진장(鎭將)을 두었다고 하였다. 이렇게 유사한 전설들은 백령의 뜻인 “흰 빛의 깃”이라는 섬 명칭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였다.
제6장 1절 ‘국학의 고향’- 소설에서 심청이 몸을 던진 장산곶(長山串) 앞 바다 「당사못(인당수)」은 백령도 용기포(龍機浦; 용틀바위) 굴에서 마주 보는 위치에 있다고 하였다. 심청이 연꽃으로 떠올랐다고 전하는 곳은 백령도 연화리(蓮花里) 연봉(蓮峰) 앞바다라고 하였다. 이점이 심청전의 배경이 백령도이며,백령도 ‘거타지’설화와의 관련성을 찾는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이 『백령도』에는 주 모티브로 애절(틋)한 사랑의 감정을 다룬 전설이나 자료들이 눈에 띈다.
아마도 섬이라는 지형적인 특성도 반영되었겠지만, 백령도만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정서일 것으로 생각된다.
애절한 사연 하나 없는 섬이 어디 있을까 만은 서해 5도의 자료에서는 유독 ‘한(恨)’의 정서가 강하게 느껴진다. 5월의 따뜻한 햇볕과 온기가 서해 5도를 가득품고 토닥토닥 다독여 ‘한’의 정서를 바다 가득히 침출(浸出)시켜 나가게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