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해양인 I'M MARINE MAN 한국수산자원광리공단 김호상 본부장 바다가 품은 숲의 푸른 빛,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뜨겁다고 아우성치는 바다의 불을 꺼야 한다고 말하는 이. 바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김호상 본부장이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어릴 적 익숙하게 들었던 캠페인 문구를 기억하는가? 내 기억 속의 ‘푸르게’라는 말은 산과 들을 위한 표현이었다. 우리 강산을 위해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었고, 그래서 식목일에는 으레 씨앗을 사기도 했으니까.

반면, 바다와 ‘푸르게’라는 표현을 같이 써 본적은 없었다. 바다는 원래 파란 곳이라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바다가 왜 파란지, 그리고 그 파란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 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여기, 바다가 품은 숲의 푸른 빛,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뜨겁다고 아우성치는 바다의 불을 꺼야 한다고 말하는 이.
바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김호상 본부장이다.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사업본부장 김호상이라고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수산자원관리공단은 이름 그대로 수산자원을 잘 관리하기 위한 업무들을 수행하는 곳이지요. 어류나 해조류 등의 자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설치해주는 것, 해조류를 통해 어류들에게서식처를 제공해주는 일 등이 우리 공단의 주요 사업이에요. 그리고 그 시설들이 설치되고 나면 어류가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하는 것도 공단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어류가 잘 사는 환경, 저는 사실 ‘물’이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바다에도 ‘숲’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매년 ‘바다식목일’이 개최되고 있더라고요.
혹시 바다숲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바다에도 햇볕이 들어가는 곳에는 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미역, 다시마, 모자반 등 대형 갈조류들이 바다 속에서도 군락을 이루고 있죠.
‘바다숲’은 이러한 해조 전체 자원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해조류는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아요. 우리가 많이 먹는 미역은 단년생(1년생)이고, 다년생이라고 해도 3~5년 정도 살아가는 정도예요. 그런데 이런 해조류는 겨울철에 번성하다가 여름에는 잎 끝부터 낙엽이 지듯이 시드는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바다숲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요. 2002년 동해안에 갯녹음 징후가 보였을 때로부터 시작되었지요.

갯녹음이요?

네, 갯녹음이란 말 그대로 갯가(바닷가)가 녹는다는 것으로 연안해역 자연암반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산호조류가 우점하여 바다숲의 기능이 상실되는 현상입니다.

과거 통계자료를 보면 연 평균 1,200헥타르 정도의 갯녹음이 발생된다고 해요. 그리고 성게 등과 같은 조식동물들이 해조를 먹어치우는 현상도 심했었죠. 이런 현상이 발견되면서부터 우리는, 바다 속 환경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죠. 그래서 2013년 바다식목일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바다식목일을 통한 성과에 대해서 여쭤 봐도 괜찮을까요?

대략의 수치로 보면, 바다식목일이 진행된 기간 중 200헥타르 정도씩 갯녹음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리고 바다숲은 약 15,000헥타르 정도 조성되었고요. 그리고 이 외에도 우리가 연안의 갯닦기(바위닦기)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바위에 붙은 굴껍질 같은 패각류를 떼어주는 일이에요. 어촌 지역민의 유휴기간 중에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역민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었고, 또 결과적으로 미역생산이 증대되는 등의 성과도 있었어요. ‘환경’ 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성과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바다식목일의 중요성이 바로 와 닿는데요. 우리가 흔히 먹는 미역이 숲의 일원이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또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우리의 식탁까지 온다니… 오늘 이 인터뷰가 제게도 많은 감명을 주네요.
그럼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번호 주제가 ‘서해(西海)’인데요. 혹시 서해에 대한 본부장님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다고 하죠? 그런데 바다도 3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그 모습이 각양각색입니다.
그 중에서도 서해는 해안선이 복잡하고 조류가 빠르며 조석차가 크고 영양분이 풍부해 어류들이 서식하거나 산란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또 갯벌이 많은데, 그 갯벌에는 ‘잘피’라는 해초가 있어요. 물고기들은 잘피 숲에서 새끼를 기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때문인지 어미고기들이 산란하러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해와도 비교되는 부분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동해는 해안선이 단조롭고, 수심이 깊기 때문에 물고기들이 머무는 공간(서식장)으로서의 역할은 떨어져요. 그런데 동해는 바닷물이 맑고 투명함으로 바다숲 조성은 훨씬 잘 되는 곳이죠. 그래서 모자반과 같은 해조류에 난을 부착시키는 도루묵의 경우 산란장으로 활용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해도, 서해도 모두 ‘바다숲’이 어류가 머물고 자라는 데에 영향을 끼치네요.
물고기들이 머무는 곳이면서 주식이 되기도 하는 곳. 그래서 바다숲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숲’은 빨리 조성될 수 없는 곳, 그래서 느리지만 꾸준히 지켜봐야 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이번 서해라는 단어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천천히 서(徐)’라는 단어를 써서 ‘천천히 흐르는 바다’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서해는 빠른 곳입니다. 물살이 거세죠. 그래서 천천히 흐르는 곳은 아니에요. (웃음)
그리고 해조류도 1년만에 1~2m 정도 크니까 빠르게 자라는 것이고요.
다만, ‘바다숲’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생각하면 ‘천천히, 넓게’ 바라보는 것은 필요한 것 같긴 해요. 처음 바다숲 사업을 시작했을 때, ‘바다 속의 불(갯녹음)을 어떻게 빨리 끌까’에 집중해서 그 지역에만 해조류를 심었죠. 하지만 이제는 바다식목일도 6년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갯녹음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 미리 예측해서 예방조치를 하고, 또 바다숲을 조성한 곳을 유지관리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봐요. 3년전부터 공단에서는 천연해조장 보호ㆍ 보존사업을 관리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죠. 자연상태의 바다숲과 우리가 조성한 곳을 합하면 약 54,000 헥타르 정도 되거든요. 이 공간이 늘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죠. 적재적소에 맞는 기술을 적용하고, 기다려준다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제 생각의 오류를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본부장님께 ‘바다’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바다를 잘 몰랐습니다. 부산수산대학에 들어가 1학년 때 수산통론이라는 과목을 배우면서 바다와 수산업을 알게 되었고, 졸업 후 국립수산진흥원에서 연구사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연근해 뿐 만 아니라 원양어업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죠. 업무적으로도 해양환경, 수산자원, 수산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현재 맡고 있는 임무를 처리하는 귀중한 자산이죠.
지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제 모습에 이르게 되었죠.
이렇듯 30년 넘게 바다에서 일하고, 가정을 일궈왔기 때문에 바다는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책임져야 할 곳이라는 의미도 포함해서요. 앞으로도 바다를 가족처럼 생각하면서 제 역할을 해 나가고 싶어요.

이번 인터뷰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다숲’에 대해 ‘내가 아는 만큼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바다가 원래 파란것이라고 단정지었던 과거의 나처럼 말이다. 바다의 모습을 ‘푸르게’ 하기 위한 노력, 그것이 바로 ‘바다숲’의 본질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러한 본질이 어디서든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재의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일 것이다. 이번호의 해양인이 노력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김선아 / 국립해양박물관 대회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