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유물이야기 COLLECTION STORY 조선통신사봉별시고 이별한 뒤에 그리움이 간절할 것을 알겠으니 해가 아침마다 계림의 산을 비추리.
통신사의 행렬이 지나는 곳마다 각지의 유학자들이 찾아와 시문 수창과 필담을 나누었다. 이별을 아쉬워하며 주고
받았던 봉별시고, 서로의 시에 차운한 증답시, 그림에 남긴 화찬 등으로 당시 한·일간 문화교류를 살펴볼 수 있다.
일본은 이 시기에 통신사와의 교류를 통해 에도시기 유학을 꽃피울 수 있게 되었다. 조선 또한 통신사를 통해 저명한
일본 유학자들의 이름과 저작이 전해져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통신사 일행 중 제술관과 서기가 담당했던 주요업무 중 하나가 일본 문인들과의 시문창화와 필담이었다.
조선의 조정에서는 학식이 깊고 문재에 뛰어난 이들을 뽑아 사행단을 꾸렸고, 이들은 사행하는 3,4개월 중에 수
많은 일본 문인들과 접촉하고 많게는 1,000편 이상의 창화시를 써주기도 하였다. 일본인들은 통신사의 시문뿐만
아니라 자신이 쓴 글에 서문과 평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과도한 시문 요청으로 수량을 제한하는 규제가 마련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통신사와 일본 문사들과의 시문창화는 회를 거듭할수록 성행하여 많은 창화시집이 필사본 또는
간행본으로 제작되어 배포되었다. 그중에서 봉별시는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남긴 시문으로 통신사와 일본 문사들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과 문화교류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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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년(1811) 여름. 마시키(益城)에서 마츠자키 고도(松崎復) 지음
1811년(순조11) 여름, 덕천가제(徳川家齊) 막부의 영접사였던 일본 최고의 유학자 마츠자키 고도(松崎慊堂)가 일본을 방문하였던 조선통신사 이면구 (李勉求)에게 지어준 송별시이다. 일반적인 시와 달리 중간에 운자(韻字)를 바꾸어 7언 10구로 이루어져 있다. 시에서 작가는 이면구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이군(李君)”이라 칭하였는데 여기서 군(君)은 “さん(상)”과 같은 의미로 친근한 사이의 경칭이다. 상대의 인품과 호방한 글씨를 왕사례와 최고운에 비겨 칭송하고 자신은 예로부터 무용(武勇)을 숭상했는데, 이웃나라에서 이렇게 훌륭한 분이 나셨다고 감탄하였다. 끝에는 이별한 뒤에 간절히 그리울 텐데 아침 햇빛이 계림의 산을 비추어 줄 것이라는 은근한 뜻으로 매듭지었다. 봉별시고의 뒷부분에는 쓰시마(對馬)의 우에키 아키라(植木晃)가 쓴 「공부단률팔장요봉기(恭賦短律八章遙奉寄)」 시문이 이어져 있다.
조선통신사와 일본 학자의 우정이 돋보이는 이 시는 2015년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등재 추진 목록 총 111건 334점 중에 선정되었다. 201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추진위원회는 2016년 3월 초 유네스코 위원회에 선정된 유물의 등재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2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진 조선통신사 외교의 결과라는 중요한 자료들은 평화의 구축과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선린과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과 일본에 전해지고 있다.
꽃 피는 봄 3월에 추진하는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등재 신청이 성공리에 진행되어, 조선통신사의 왕래를 통한 양국 문화교류가 다시 한번 활발하게 꽃피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